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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이해나] 거울을 보며 머리를 밀던 원빈이 진짜 ‘아저씨’가 된다니. 지난 주말, 세간을 깜짝 놀라게 한 결혼소식을 알린 원빈의 기사를 읽다가 그의 대표작 영화 <아저씨>가 떠올랐다.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꾸려가던 전직 특수요원 아저씨와 옆집 소녀 소미. 당시 22세의 나이차를 뛰어넘어 원빈과 김새론이 보여준 뜻밖의 케미에 많은 관객들이 호평을 보냈었다. 그게 벌써 5년 전인데 사실 그보다 더 옛날, 그러니까 무려 21년 전에 영화 <레옹>이 있었다. 킬러와 옆집 소녀. 극 중 나이 차이는 무려 30세를 넘어간다. 이젠 불후의 명작이 된 <레옹>, 늦지 않았으니 아직 안 본 분들은 얼른 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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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스틸컷 | ||
여기 까만 비니와 선글라스를 쓴 무적의 킬러가 있다. 늘 무표정으로 목표를 향해 총을 겨누는 킬러 레옹, 하지만 그런 그도 집에 들어오면 무장해제가 되어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집에서 레옹은 항상 유리잔에 우유를 따라 마시고, 아침에 눈을 뜨면 애지중지 키우는 화초를 창가로 가져가 햇빛을 쪼인다. 킬러로서 레옹은 실패를 모르는 승률 100%를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감정 표현도 서툴고 글도 쓸 줄 모른다. 단단한 겉보기와 달리, 미성숙한 존재로 그려지는 레옹은 우유를 마시고 화초를 키우며 자신의 부족한 내면을 나름의 방법으로 채워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사는 꼬맹이 여자애 하나가 울면서 자신의 집 대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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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스틸컷 | ||
자신의 가족이 모두 살해 당했으니 복수하기 위해 킬러가 되어야 한다고 졸라대는 옆집소녀 마틸다. 12살의 어린 나이지만 꽤나 당돌한 이 꼬마 아가씨는 나 좀 관심 있게 봐달라며 ‘철벽남’ 레옹의 마음을 끊임없이 두드린다. 귀찮았을 거다. 얜 또 뭔가 싶었겠지. 레옹에게 옆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콩가루 집구석이었는데 그 집의 둘째 딸내미 마틸다. 자기 몸 하나 간수하기도 벅찬 킬러 입장에서 웬 어린아이 하나가 굴러들어와 자기 일상을 온통 뒤집어 바꿨는데 결코 편치 않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속을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던 레옹은 어린 마틸다를 만나면서 자신이 얼마나 내면이 약한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이렇게 ‘외유내강’ 마틸다와 ‘외강내유’ 레옹은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세대를 초월한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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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스틸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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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스틸컷 | ||
우유를 마시고, 화초를 돌보고, 글은 못 쓰는데, 그래도 눈 맞춰가며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들어주고. 마틸다가 아무리 사교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래도 무서운 킬러인데! 그녀가 친근하게 레옹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의 이런 모습 때문은 아니었을지. 게다가 덩치 큰 이 아저씨는 밤에 혼자 잠도 잘 못 잔댄다. 사람을 죽여본 적 없는 마틸다가 킬러의 심경을 어찌 다 헤아리겠냐 만은, 그마저도 마틸다에게 레옹은 ‘기대고 싶음과 동시에 돌봐주고 싶은 사람’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1994년에 개봉한 영화 <레옹>은 이러한 면들이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만큼 꽤나 세련되게 그려진 작품이다. 사람들이 명작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데는 분명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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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스틸컷 | ||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잠도 자고, 뿌리도 내릴 거야.”
기특하게도 레옹의 마지막 바람을 기억한 마틸다는 레옹의 화초를 땅에 심는데, 그 순간 시작되는 Sting의 ‘Shape of my heart’ OST는 또 어떠한가. 이 영화는 이 노래가 아니면 안 된다는 듯 노래도 참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흘러나온다. 하나 하나가 아름답다. 총알이 튀고, 사람이 죽어나는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는 여운을 남기는 영화는 흔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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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레옹> 스틸컷 | ||
게다가 마틸다의 상징이기도 한 목에 걸친 초커(choker) 목걸이. 요즘 한국의 20대 여성들에게 새롭게 유행 중인 패션아이템 중 하나가 초커인 것을 보면, 역시 패션은 돌고 도는 게 맞나 보다. 결론은, 초커를 착용한 묘한 매력의 마틸다도 아름답고, 두 배우의 케미도 아름답고, 레옹의 값진 희생도 아름다운 영화 <레옹>, 명작은 역시 명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