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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해피 홀리데이>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은서형] 예전 영화평론가 허지웅씨가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이 어떻게 사는지 보러 서울로 온 어머니에게 허지웅씨는 또 잔소리를 한다며 지긋지긋하다는듯이 소리를 질렀고 어머니는 그 길로 그렇게 보고싶으시던 자식의 집도 보시지 않고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가면서 서운함의 눈물을, 허지웅씨는 죄송함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런 못난 자신의 행동을 두고 허지웅씨는 ‘가족은 가족에게 폭력적이다.’ 라고 했다. 세상은 사람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며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하는데 사람은 마음 어딘가에 모두 구린 심리가 있어서 내 눈앞에 있는, 내 심판대 위에 내 맘대로 올린 사람을 어떻게든 나보다 밑으로 깔아뭉개려고 한다. 나보다 잘난 것을 보면 배가 아프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한 점을, 모자란 점을 어떻게든 찾아 내려고 애쓴다. 세상은 내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유일하게 내 편인 사람은 누구인가? 못난 부분도 완벽하다며 날 보듬아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무조건적인 나의 편, 바로 ‘가족’이다. 누구나 다 안다. 내 영리하지 못한 머리도, 따뜻함이 모자란 가슴도 그것쯤은 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알면서도 내 사람들에게 폭력적일까? 이 영화 <해피 홀리데이>는 우리의 이런 모순적인 부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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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해피 홀리데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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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해피 홀리데이> | ||
‘고디’ 할아버지의 75번째 생일을 맞아 스코틀랜드로 향하게 된 부부 ‘아비'(로자문드 파이크 役)& ‘더그'(데이비드 테넌트 役)와 귀여운 병아리 같은 삼남매. 이 부부에게 비밀이 있는데 실은 ‘더그’의 바람 때문에 별거중이며 곧 이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생일이니만큼 조용히 어떻게든 넘어가고 싶은 부부는 개구쟁이 삼남매의 입단속을 철저히 시키기 위해 애쓴다. 입만 열면 욕이 나오는 욕쟁이 엄마와 소심하며 심술궂은 아빠는 부딪치기만 하면 늘 싸움이고 아이들은 이런 엄마, 아빠의 모습을 자라면서 실컷 봤다며 한심다하듯이 혀를 끌끌 찬다. 스코틀랜드에서 ‘고디’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형네 부부도 똑같다. 일이 성공하며 잔뜩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 기고만장해진 형과 그런 형에게 무식하다며 무시받아 급기야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도진 형수. 어디 하나 가족다운 모습을 가진 가족이 없는 이들을 바라보는 ‘고디’ 할아버지는 차라리 혼자 있는게 속 편하다며 낚싯대를 들고 집보다 훨씬 적요한 바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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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해피 홀리데이> | ||
당신에게 하나 묻고 싶다. 당신은 당신에게 엄격하나 상대방에겐 관대한 사람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그렇다면 당신의 가족에겐 어떠한가? 당신은 피 한 방울 안섞인 남은 고사하고 당신의 가족을 보듬아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는가? ‘고디’ 할아버지는 바닷가에서 삼남매와 놀다 모래사장에 편안히 누워 햇빛을 받으며 하늘로 가기 전, 지긋지긋하게 엄마, 아빠가 싸우는 걸 보고 “왜 어른들은 늘 싸울까요?” 라고 묻는 손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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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해피 홀리데이> | ||
“사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바보들이란다.
그러니 넌 나중에 싸우지 말거라.
왜냐면 결국엔 다 부질 없단다. 다 부질없어.”
자식들을 키워 시집, 장가까지 보낸 어르신들이라면 아마 이 맘을 이해할 것이다. 이왕이면 돈 걱정 없이 배부르게 산다면 더 좋겠지만 그 전에 중요한건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지 말고 서로를 감싸주고 보듬아주며 사는 것. 그저 행복하게 그들이 그들의 가정 안에서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을 ‘고디’ 할아버지는 눈이 감기 전까지 바랬을 것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줘야 할 가족이 정작 ‘나는 잘났고 정상인데 네가 문제다.’ 라며 늘 헐뜯는걸 보아온 ‘고디’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마지막에 손녀에게 해 준 이 말은 실은 자기 자식들이 그렇게 살지 못한, 진정한 가족이라면 갖춰야 할만 가족의 덕목을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가족들의 흠을 생각하지 말아라, 그 흠마저도 품어주는 것이 가족이니까.” 우리는 그동안 내 가족에게 폭력적이었을까, 아니었을까. 난 내 가족을 그동안 어떻게 대했을지, 난 그들에게 어떤 사람이었고 그들은 나에게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가정의 달 5월 끝자락에서 돌이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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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 <해피 홀리데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