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정]
“지금 나한텐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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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n Fabre,www.angelos.be] | ||
우리는 종종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분명 우리에겐 시끌시끌한 세상에서부터 벗어난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시간이 조용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혼자만의 공간에서 눈을 감고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면 입을 다물고 있는 우리 안에서 얼마나 많은 소음이 시끄럽게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볼 때 우리는 완벽한 고요함을 맞이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잠을 자는 순간에서조차 도.
가끔은 제 안의 소리가 너무 크다고 느낄 때, 무의식 속 볼펜 한 자루로 만들어내는 의미 없는 낙서들, 두서 없는 나열들 속 중얼거림은 분명 우리 안에서 나오는 수많은 ‘언어’들이다. 그것이 비록 우리가 알고 있는 문자가 아닐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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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n Fabre,ⓒAngelos bvba, Foto: Lieven Herreman] | ||
파브르의 그림은 이런 우리들의 모습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저 푸른 바다와 같은 그림은 한 걸음씩 다가설수록 볼펜의 드로잉 선들과 함께 여러 형태가 선명히 드러난다. 들쭉날쭉한 그의 선들은 마치 우리 안에서 중얼거리는 여러 목소리와 같다. 그러나 이렇게도 시끄러울 수 있는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고요함을 동반한 안정감을 주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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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n Fabre, ⓒAngelos bvba, Foto:Attilio Maranzano] | ||
이것은 침묵 속에서 우리 안의 수많은 이야기를 돌아보며 집중했을 때 나타나는 안정감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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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n Fabre, ⓒAngelos bvba, Foto: Pat Verbruggen] | ||
뻥 뚫린 형상의 모형은 그저 두드러진 순간에 지나지 않지만 이러한 순간순간이 반복되며 생긴 흐름을 타고 우리는 삶을 유영한다. 가끔 그 흐름이 너무나도 거대한 바다와도 같아 버겁게 느껴질 때면 휩쓸리지 말고 잠시 귀 기울이길 바란다. 때론 바다에 잠겨 집중하는 것이 그 공포심에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