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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준 개인전 리뷰 _갤러리현대

[디아티스트매거진=정인태] 인사동에서는 상업 위주의 그림이 많아, 삼청동에 있는 금호 미술관과 갤러리 현대 등 몇몇 갤러리는 현대 작가들의 작업을 전시를 해서 주로 보는 편이다. 이번에는 갤러리 현대에서 생소한 이름이었던 곽덕준 작가의 개인전이 있어서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곽덕준 작가 [사진제공_갤러리현대]

   곽덕준 작가는 1937년 출생인데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식민통치시절,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태어나 ‘이중국적’을 가졌던 것이 작업의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으로 일본 국적이 박탈되었지만) 일본인이면서 한국인이기도 한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묻고 성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사물이나 어떤 개념, 무엇이라 ‘정의되는’ 것들을 성찰 하며 비판하기도 하면서 정의된 것을 정의할 수 없는 것이라 하고, 잘못 정의된 것은 아닐까, 정의되는 것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간극들이 있음을 알려주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계량기와 돌, 1970 (2015년 재현)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이것이었다. 보기에도 아주 무거운 돌인데 정작 계량기에는 0을 가리키고 있다. 이게 한 바퀴를 돌아 100kg인지 200kg 인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요새 모형이 워낙 퀄리티가 좋아서) 가짜 돌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계량기가 고장일 수도 있겠다. 좀 더 말하자면 돌은 무거운 돌인데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측정할 수 없이 무겁기도, 또는 아주 가벼운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가 고민해온 ‘이중성’을 효과적으로 잘 보여준 작업이 아닌가 싶다.

   
3개의 계량기와 돌, 1970 (2015년 재현)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이 작업 또한 마찬가지로 가장 밑에 있는 계량기는 0을 가리키고 있다. 가장 무겁게 표시되어야 할 계량기가 오히려 가장 가볍게 표시가 되니 이 또한 오류다. 이러한 오류는 단순히 계량기의 한계라고만 생각하기보다는 누구나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때때로 한계를 경험하는데, 한계에 이르렀을 때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당황하며 능숙하게 처리해내지 못하는지 생각해보면 계량기는 아주 정직하게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1974년 포드 대통령부터 2009년 오바마 대통령까지 10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을 소재로 만든 ‘타임(TIME)지’ 연작중 하나

   이 작업이 대표작인데 워낙 옛날 작업이다보니 요즘 작업에 비해서는 뒤쳐진 경향이 있지만 대표작이라기보다는 초기작이라고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평범한 자신과 가장 힘있는 사람과 콜라주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내게는 약간 신세한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도저도 아닌 자신을 가장 명확하고 강력한 대상과의 결합을 이루고 싶어하는 그런 욕망을 느꼈다. 그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 모습, 등등.. 그렇지만 작가는 비극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약간의 미소를 짓게 되는 유희로서 욕망을 풀어냈다. 한국인이면서도 일본인이니 왜 일본의 총리나 천황, 한국의 대통령의 얼굴과는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타임지 연작 보다는 그 전의 계량기 작업이 더 좋았는데 작가가 앞으로 또 어떤 작업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내게는 후퇴처럼 보이지만 전진을 위한 후퇴였을 수도 있고 지나고 보면 내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서 깊은 깨달음을 통해 좋아질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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