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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Xavier Dolan)

   
▲ [ⓒ디아티스트매거진] 자비에 돌란(Xavier Dolan)

[디아티스트매거진=은서형] 시네아스트(Cineaste, 영화 작가나 제작자를 뜻하는 프랑스 용어)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늘 발칙한 상상력으로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듯한 ‘프랑스와 오종'(Francois Ozon)?  영화에 ‘놀이공원’을 풀어놓은 듯한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공드리 월드’로 통하는 ‘미셸 공드리’ (Michel Gondry)?  세상에 ‘천재’, ‘거장’ 소리를 들으며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쾌거를 이루는 감독은 얼마든지 있다. 알고 보면 녹록치 않은 영화계에서 감독으로 생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세상에 각인시키는 것이 아닐까? 여기 소개할 젊은 감독도 그렇다. 비주류로 인식되던 자신의 성적 가치관을 데뷔작부터 당당히 영화에 담은 감독​,  자비에 돌란(Xavier Dolan)이다.

   
▲ 자비에 돌란(Xavier Dolan)

1989년 3월 20일,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리틀 프랑스’로 불리우는 캐나다 퀘벡주(州)  , 몬트리올 출생인 그는 ​4살 때 유명 제약회사 체인의 TV 광고 시리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먼저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이후 TV 시리즈와 광고, 영화 등에 잇따라 출연하였지만 그가 10대에 들어서며 배역 제안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자 그렇게 열망하던 연기를 더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는 스스로 판을 벌리기로 결정한다. 스스로 영화를 찍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게이 소년으로서 린치를 당하며 본의 아니게 세상과 불화를 겪고  문학 선생님에게 대들기도 했던 그의 경험들은 그가 16살 때부터 펜을 들고 시나리오를 작업하게 만들었고 이는 3년 뒤 그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I Killed My Mother)>로 탄생하게 된다. 

​“영화는 우리의 존재, 그리고 우리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드는 거짓말과 같아요.”

그는 연기를 사랑한다. 그는 ‘영화감독’으로서의 자비에 돌란도 사랑하지만 ‘연기자’로서의 자비에 돌란에 대한 열망이 더 크다.  영화계에 발을 들인 것도 영화배우로서 스크린에 서고 관객과 만나고 호흡하기 위해​서였다. 연기할 떄 솟구치는 아드레날린, 촬영장에서 만난 흥미로운 사람들에게서 듣는 ‘섹스, 마약, 이혼’ 에 대한 인생 이야기들, 이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경험들은 젊다 못해 어린 그의 심장을 더욱 흥분시켰다. 자신의 길에서 운명과도 같은 만남을 하게 되면 직감으로 알잖은가. 돌란도 어릴 적부터 안 것이다. 학교에선 자신의 성향, 비즈니스와 학교를 넘나드는 일 때문에 사뭇 이상한 아이로 비춰졌던 그는 때론 친구들에게 상처를 받는 일도 있었지만 영화계에 발을 들이겠다는 꿈은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분간 시간을 갖고 쉬라’는 엄마의 말을 ‘쉬어선 안돼, 연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해.’ 라며 일어서게 만든 것도 영화에 대한 사랑,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게 그는 19에 감독, 각본뿐만이 아닌 의상, 제작, 그리고 본인이 직접 주연까지 맡은 영화 <아이 킬드 마이 마더(I Killed My Mother)>를 들고 세상에 나왔고 데뷔하자마자 제 28회 벤쿠버국제영화제 (캐나다 장편상)을 비롯하여 2009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아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2009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예를 얻으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게 되었다.

   
▲ 그의 주요 영화작품, 시계방향으로 <아이 킬드 마이 마더>, <하트비트>, <로렌스 애니웨이>, <마미>

“처음 영화를 만들 때부터 나는 사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내가 그 어떤 것보다 알고 싶은 단 한 가지, 나에게 무조건적으로 영감을 줄 수 있는 단 한 가지,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단 한 가지만 존재해야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나의 엄마일 것이다. 왜냐하면, 엄마는 항상 내가 돌아가고 싶은 곳이며, 싸움에서 이기는 것을 보고 싶은 것도 엄마, 내가 문제를 일으키면 그것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도 엄마이고, 엄마를 통해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또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때 나에게 시끄럽게 소리 지르는 걸 듣고 싶은 것도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틀렸을 때 옳은 길로 가고 싶게 하는 것도 엄마. 무엇이든 간에, 결국은 엄마다.”

그의 데뷔작부터 이어지는 작품들을 줄곧 봐왔다면 ‘자비에 돌란을 이해할 수도 있을 듯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될것이다. 일관될 정도로 사랑, 스트레이트가 아니어서 비주류라고 인식되는 성적 성향 이 데뷔작부터 그의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어 모든 사람들이 살아있는 한 계속 경험하며 알아가야 하는 것.” 이라고 사랑에 대하여 말하는 그는 그의 말처럼 그의 영화 속에서 소설처럼 풀어헤쳐지는 ‘사랑’은 복잡하다.  그의 주요 영화를 다뤄본다면 이렇다.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어 갈등을 겪는 16살 게이소년의 얘기를 그린 그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우연히 본 한 남자애에게 빠져드는 짝사랑 과정을 그린 영화 <하트비트>,  35에 이제 여자로 살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욕망, 그리고 그럼에도 그를 사랑하는 한 여자를 그린 ‘사랑’의 근본적 얘기를 다루는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 미셀 마르크 부샤르의 희곡을 각색한 작품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낸 후 찾은 그의 집에서 만난 그의 가족과 만나며 겪는 뒤틀린 사랑 얘기를 다룬 영화 <탐엣더팜> 그리고 가장 최근작으로 <아이 킬드 마이 마더> 이후 5년 뒤,  다시 그가 내밀은 그가 지구에서 가장 사랑하는 소재, ‘엄마’를 다룬 영화 <마미> 까지. 그의 모든 작품엔 ‘사랑’이 있다. 사람으로서 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감정, ‘사랑’. 그러나 그의 영화에선 ‘사랑’은 다른 영화에서의 사랑의 모습과 다르다. ‘사랑’이 비주류로 인식되는 ‘性’ 적 성향의 옷을 걸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데뷔 이후 그가 내는 작품들은 대부분 영화제에 초청되고 상을 휩쓸었으며(칸느 영화제에서만 4회 수상을 하였다.) 평단의 박수를 받고 대중에 눈을 사로잡았다. 그의 영화를 보고 불편함을 느꼈다면 나올 수 없는 반응이다. 비주류 코드를 ‘직접 말하기’ 식으로 띄고 있는 그의 영화가 그럼에도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영화에 베이스는 누구나 느낄 수 있고 열망하고 공감하는 다름 아닌 ‘사랑’이 자리잡고 있어서가 아닐까.

   
▲ 자비에 돌란(Xavier Dolan)

“​나는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감동적인 영화를 하고 싶다.

단지, 그게 순수한 목적이다.”

​ 8살에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반하여 러브레터를 보내고 ​16살에 제인 캠피온의 영화 <피아노>를 보고 아름답고 강인한 영혼을 지닌 여자들에 대한 영화를 찍기를 희망했던 어린 소년은 이제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씀에도 손색이 없는 어엿한 영화 감독 그리고 배우로 성장하였고 올해 제 68회 열리는 칸국제영화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위촉되었다. 남들과 달라 학창시절 이상한 눈총을 받았던 소년, 연기 섭외가 들어오지 않아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찍을 수 없던 소년은 엄마의 ‘쉬어’라는 말을 듣고 물러나 자신의 방에 박혀 있는 대신 방문을 열고 나가 판을 벌려 세상을 놀라게 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의 방식대로, 그가 영화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여 사람의 마음 밑바닥을 건드린 그에 관객은 마음을 연 것이다. 이만하면,  위에 쓴 그의 말대로 그의 목적이 달성됐다고 볼 수 있잖을까? 자비에 돌란, 앞으로도 <자비에 돌란, 애니웨이>가 계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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