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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않는 삶,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 ⓒ네이버 영화

[THE ARTIST 매거진 = 김인영]

절을 배경으로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한 이 영화는 단순히 불교라는 하나의 종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불교라는 종교를 표현의 방식으로 가지고 왔을 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인생에 대한 것이다.

   
▲ ⓒ네이버 영화

봄,

동자승과 노승의 생활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영화는 잔잔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그 평화 속에서 동자승이 보여주는 극단의 순수함은 잔인함을 동반한다. 개구리와 물고기와 뱀에게 돌을 매달며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섬뜩함을 느끼는 것은 그 아이의 행위에는 전혀 악의가 없기 때문이리라. 그런 동자승에게 노승은 생명의 무게와 그 책임감을 가르치고, 동자승은 눈물을 흘리며 그 무게를 마음속에 안고 가게 된다. 동자승의 모습은 인간의 본성을 나타낸다. 선도 악도 구별되지 않은 순수한 존재로서 자신의 본성과 욕구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태초의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 ⓒ네이버 영화

여름,

동자승이 청년으로 자라나며 그의 안에 있는 욕망도 함께 자라나게 된다. 나이가 어릴 때에는 단순한 재미와 즐거움만을 욕심내었다면, 그가 자라면서 이젠 한 여인을 범하고 속세를 갈망하는 한층 깊어지고 자라난 욕망을 보여준다. 결국 그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절을 떠나게 되고, 절에는 노승 혼자만이 남는다.

   
▲ ⓒ네이버 영화

가을,

절을 떠난 청년은 어느새 중년이 되어 절에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그의 욕심은 자라고 자라 결국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뒤였다. 노승은 그런 그에게 아무런 이유도 그동안의 생활도 묻지 않는다. 괴로워하는 그를 묵묵히 바라보며 노승은 고양이 꼬리로 반야심경을 쓰고, 그것을 칼로 파내게 만든다. 어릴 적 개구리와 물고기와 뱀을 괴롭힌 아이에게 스스로 마음의 짐을 지도록 만들었듯 이번에도 노승은 그가 스스로 마음의 짐을 지도록 만든다. 또한 스스로의 반성 뿐만아니라 죄의 값을 치르도록 내버려 둔다. 그것이 순리이라는 듯.

   
▲ ⓒ네이버 영화

겨울,

아무도 없는 절에 더 이상 괴롭지 않아 보이는 남자가 돌아온다. 절을 청소하고 매일 아침 수련을 하며 이제는 어떠한 욕심도 가지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그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한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버리고 도망간다. 다시 이 절에는 스님과 아이가 살아간다.

그리고 봄,

다시 돌아온 봄에 이 절에는 노승과 동자승이 있다. 영화의 처음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동자승은 개구리에게 돌을 넣으며 즐거워한다. 어릴 적 노승이 그러했듯 지금의 동자승도 생명의 무게를 아직 알지 못한다.

이 영화는 한 사람의 일생과 계절을 함께 진행해간다. 그러나 단순히 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돌아오는 계절의 성질과 불교의 윤회사상을 가지고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며 그 속에서 스스로가 지은 업의 결과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거대한 삶에 대한 흐름 속에서 선이니 악이니 하는 우리들의 기준이나 가치는 무의미한 것에 가깝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러한 선과 악의 무의미함이나 삶의 무상감, 절대적인 운명론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인간은 모두 거대한 인생이라는 줄기에서 살아가고 살아가며 모든 행위에 대한 업을 이고 간다. 결국 우리들 모두는 죄나 업을 짓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죄나 업을 책임지고 살아가야 한다.

현대에는 선과 악의 구별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만큼 세상이 어지럽고 복잡하다. 한 가지 행동에 대한 기준도 가지각색이며 행동에 대한 책임은 다들 회피하고 무관심하기 바쁘다. 손쉽게 생명도 사고파는 현대에서 이 영화는 일말의 면죄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어떠한 업을 짓는 것은 괜찮지만 우리는 반드시 그 업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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