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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디아티스트매거진=신소영]

   
▲ 첨밀밀 스킬컷

매력적인 악바리. 이요는 거칠 것 없는 캐릭터다. 도시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생존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새로운 삶을 재단하기 위해 광동과 무산에서 올라 온 두 사람이 만난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다르다. 이요는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고 소군은 결혼을 하는 것이 꿈이다. 홍콩은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요는 하루 종일 일을 한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구체적이지도 않고 부자의 기준은 모호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게 그녀의 매력이다. 모 아니면 도다. 손해를 입든지 아니면 벌든지 둘 중 하나다. 그게 그녀의 선택이고 인생이고 철학이다. 하지만 거기엔 균열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향해 노력하고 움직이지만 삶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까지 추락한다. 빚쟁이가 돼서 안마사가 된 이요. 하지만 그녀는 기죽지 않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직진한다. 포기하고 유턴해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련만, 그녀는 불타는 의지로 연료를 채운다. 안마를 하며 희망을 놓지 않는다. 덕분에 파란만장한 세상사를 겪지만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더욱 더 강하게 매혹적으로 자신을 단련시킨다.

   
▲ 첨밀밀 스킬컷

반면 소군은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다. 그래서 홍콩으로 왔고 쉬지 않고 편지를 쓴다. 고향에 두고 온 목표, 소정을 데려오기 위해서 일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목표는 변했다. 소군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돈을 모은다. 자신이 당하는 줄 알면서도 계속 당해준다. 돈 보다 같이 있을 시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정과 사랑은 이요의 꿈보다 구체적이다. 그것의 기준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군은 이요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일 수 없는 사람. 솔직함은 바보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 잔인해질 수도 있는 마음가짐이다.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 첨밀밀 스틸컷

하지만 이요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다. 이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비가 몹시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고독한 두 사람이 정신없이 국수를 먹고 잠을 자던 밤. 그 일이 있고 다음 날, 소군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길 원하지만 이요는 외면하고 싶어 한다.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돈을 버는 행위로 해소한다. 어색함과 부끄러움을 아님 다른 감정 때문에 생긴 실수를 돈을 벌면서 무마한다.

   
▲ 첨밀밀 스틸컷

이요는 그 누구보다도 똑 부러지고 앙칼진 여자이지만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어쩌면 그녀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 부자가 된 스스로를 꿈꾸며 본인을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순박하고 촌스러웠던 소군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사실 이 부분은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이요는 많이 외로웠을 거다. 도시에서 자본의 흐름위에 올라타 자신을 잊어가면서까지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것. 그 행위만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아픔의 치료제였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달콤하게 녹아 사라지는 감정보다 차라리 돈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을 지킨 것은 아닐까.

아, 잘 모르겠다.

레드 립스틱을 바른 이요는 어쨌든 아름다우며 묘하고 또 매력적이다.

홍콩의 밤거리가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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