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신소영]
![]() |
||
| ▲ 톰포드 아이웨어 | ||
거북이 등껍질로 만들어진 안경테는 시대를 막론하고 고귀하고 우아한 오브제 중의 하나이다.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시력이 많이 약해지는 현대인들에게는 안경은 현 문제점을 바로 해결해주고 제시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 많은 사람들은 시력이 부족해지는 눈 대신에 수공예로 다듬어진 안경테로 제 2의 삶을 얻기로 마음먹었다. 뿌연 시야 속에 정확한 도수로 잃어버린 섬세함을 찾는 일은 이제 누구나가 경험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발견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예전에는 플라스틱으로 모양을 떠 대량으로 찍어내는 안경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요즘은 하나의 공산품이 아닌 인생의 동반자로서 좀 더 좋은 안경을 찾아 나서게 된 손님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 수요에 맞게 사람들은 안경을 직접 손으로 다듬어 모양을 만들고 다양한 테 속에 그들의 얼굴형과 부족한 시력을 보완해 스타일을 덧입힐 수 있게 하여 바야흐로 안경의 시대가 도래 하게 되었다.
분명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경에 대한 다양성과 긍정적인 인식은 극히 적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어떻게 안경이 이리 크게 재빠른 속도로 시장에 자라나게 된 것일까? 그건 앞에서도 이미 말했다시피 이제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 소수가 아닌 다수가 되어 시장을 차지하게 되어버린 것도 있겠지만 바로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 줄 아는 감각과 수용의 허용치가 하나, 둘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 |
||
| ▲ 톰포드 | ||
우리는 디자인의 영역에 하나, 둘 다양한 물건들을 집어넣음으로서 새로이 세상에 빛을 발하게 만드는 과정을 겪고 있고 그로 인해 상품들은 점점 그저 그런 물건들에서 사람들의 선택으로 의해 만들어지는 아이덴티티의 성질을 부여받게 되었다. 그로인해 우리는 떨어진 시력에 자신감을 잃었던 예전과 달리 이젠 시력이 떨어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었고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예전엔 시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이슈로 다룬 뉴스가 나오기도 하고 우려의 목소리로 불안한 사회를 조장하던 사회가 이제는 그것을 문제점으로 여기지 않게 된 것이다.
사실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문제로 다룬다는 것 자체가 이미 현대 사회에 대한 삶의 아이러니함 중의 하나였다. 예전에 비해 눈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넓어진 요즘 세상에 당연히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우려를 넘어 비판의 목소리로 여러 문화를 지적했던 한 이슈가 이제는 슬그머니 사라지게 되었으니 우리는 요즘 안경이 잘 어울리는 지적인 사람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모양의 안경테 속에 파묻혀 이것저것을 써보고 나쁜 눈을 굳이 수술하여 바꾸려 들지 않는다. 요즘 대학생들이 라식이나 라섹을 필수 코스로 생각하고 수술을 예약하여 새로운 눈을 얻고 있는데 굳이 나까지 예쁘고 아름다운 나만의 테가 만들어지는 요즘 세상에서 수술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차라리 그 돈으로 해리포터가 가진 희귀한 지팡이처럼 대나무나 물소 뿔로 만들어 진 안경을 사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되었다.
사실 여러모로 보자면 안경은 해리포터가 지팡이를 얻기 위해 가게에 들러 직접 휘둘러본 것처럼 안경도 매장에 가서 직접 써보고는 스스로 내 것을 찾아내야만 한다. 지팡이가 주인을 선택하는 것처럼 안경도 우리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내 코 위에 얹어져 나와 눈, 얼굴형에 딱 맞게 조화를 이룬다면 그것이 바로 나만을 위해 탄생하게 된 하나의 오브제로 자리 잡기 때문에 나는 요즘 안경을 쓰는 것을 그리 피하지만은 않는다.
![]() |
||
| ▲ 톰포드 아이웨어 | ||
번외로 사적인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나는 안경을 가끔 쓰고 다니고 있고 검정의 두꺼운 테에 알이 좀 큰 안경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브랜드 이름으로 ‘알랭 들롱’을 사용하고 있고 프랑스 영화배우의 이름을 따서 만든 안경 브랜드여서 나는 가끔 이 안경을 쓰고 스프라이트 티셔츠를 입은 채 바게트를 먹으러 간 다음 거기에서 핫 초코를 곁들여 마신다.
어떤가.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이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