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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부츠

[디아티스트매거진=신소영]

   
▲ 헌터 화보

지혜는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고무로 장화를 만들었다.

원래는 비와 바람, 폭풍우를 피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위상이 달라졌다. 고무로 만들어진 신발은 레인부츠라는 이름을 가지고 패션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시작이 바로 영국에서 건너 온 브랜드 ‘헌터’의 등장이었다. hunter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로서 ‘사냥꾼’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패피들의 마음을 저격해 건져 올렸다. 150년 전통을 간직한 이 브랜드는 독자적인 수공예공법으로 천연고무를 가공해 기술을 개발했고 내구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얻어냈다. 그래서 그들은 30년 넘게 영국 왕실에 납품을 하고 있을 정도로 품질과 디자인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고무라는 재질이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에 대한 혁신을 내놓은 덕분이었다. 헌터는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고객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덕분에 우리는 그들의 총에 맞은 듯 홀려 돈을 꺼내 내놓게 되었다.

   
▲ 헌터 X 케이트모스

케이트 모스가 록페스티벌에 헌터를 신고 등장함으로써 헌터는 비싼 가격을 지불 할 만큼 좋은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신발이 진흙탕에서도 버티는 레인부츠라는 입소문을 퍼뜨려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게 만들었으며 한국, 일본을 넘어 폭풍우가 거센 나라에 레인부츠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 락피쉬

한 때는 비올 때 외출을 삼가거나 쪼리 또는 샌들로 빗속을 버텨야 했던 사람들이 곧 이 고무 제품에 열광하게 되었다. 곧이어 다른 브랜드의 탄생도 알려졌다. 두 번째 타자로 hunter 다음에 사람들의 마음을 낚시질한 브랜드는 ‘락피쉬’였다. 락피쉬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좀 더 저렴한 브랜드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기울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초반에 헌터가 가지고 있던 지지층이 지나치게 두꺼워서 한동안 애를 먹기도 했다는 후문이 들려올 정도. 하지만 포기할 락피쉬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헌터를 표방한 디자인에 컨츄리적인 라이프 스타일 덧붙여 가볍지만 제 기능은 다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곧 둘을 구분해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탄탄한 제품력과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원하는 고객들은 돈을 더 주고 헌터를, 반대로 클래식적인 요소를 떠나 발랄한 디테일에 젊은 이미지를 원하는 고객들은 적당한 가격선의 락피쉬를 고르게 되었다.

   
▲ 락피쉬

결국 영국은 레인부츠 카데고리에서 락피쉬와 헌터라는 두 갈래의 길로 나누어지게 되었고 사람들은 갈라지는 길목에 서서 고민을 하고 비교하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엔 다들 헌터로 몰리는 분위기였으나 후에 락피쉬가 헌터를 모방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내세운 디자인을 만들기 시작했으니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락피쉬로 건너가게 되었다. 그러자 헌터는 그것을 막고자 좀 더 매니악적인 클래식함을 표현하기 위해 ‘지미 추’나 ‘레드 앤 본’ 같은 하이 브랜드와 결합해 제품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 에이글

그 외에도 에이글이나 라코스테같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레인부츠들이 만들어졌으나 이들은 아직 위의 두 브랜드처럼 레인부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가 아니어서 지지층이 미미하다. 하지만 비를 피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패션에 큰 발전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곧 레인부츠 시장에서 뛰어난 업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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