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 칼럼니스트 김동주]
프롤로그
뒤에서 천천히 저벅이다 갑자기 내달려오는 누군가에 쫒기듯.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것은 상당히 이해불가한 조바심 이었다.
간혹 읽지 않은 고전 소설이 발견되면 책을 구하려 안달이 났던 기억이 있다.
소양을 갖춘 사람이 되려면 고전을 읽어야 한다라는 이상한 내 안의 강박이 있었던게다…
미국의 출판사 램던하우스 편집위원회는 20세기 영어로 발간된 가장 위대한 소설을 선정했었다.
율리시즈가 1위, 2위는 위대한 개츠비로 선정되었던 기억이 있다.
위대한 고전, 위대한 개츠비. 이제 더이상 지나쳐선 안된다.
황금시대의 환락, 그 안의 불행한 영혼들 – 위대한 개츠비
Francis Key Scott Fitzgerald – The Great Gatsby
F. 스콧 피츠제럴드 – 위대한 개츠비, 1925
1922년, 서양의 신생 거대국 미국. 북동부의 롱 아일랜드
가상의 환락도시 웨스트 에그 (West Egg).
현재 중국의 성장세와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폭발적 성장의 물결.
1차 세계대전 승전으로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괴력을 미국 스스로 지각하기 시작했다.
이후 1929년 대공황까지 누렸던 인류 자본주의 역사상 최고의 번성기,
소위 포효의 20년대 (The Roaring Twenties) 를 구가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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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Roaring Twen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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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tsby’s Mansion_The Great Gatsby_2013 | ||
개츠비는 그의 저택에서 매주 성대한 파티를 연다. 오로지 그의 옛사랑,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가난한 집안 출신, 전쟁 참전과 가난으로 인해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아야만 했던 아픈 기억…
마침내 밀주업 등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쥔 사업가. 환락적이면서도 순수하지만, 그의 연고와
부의 축적 과정을 아는 이 없는 수수께끼의 인물, 제이 개츠비 (Jay Gatsby).
그러나, 소설 (영화) 은 시대와 장소, 스케일면에서 너무나 큰 괴리감으로 많은 국내 독자들에게
생경한 풍경이다. 좀 더 쉬운 소설 (혹은 영화)의 이해를 위해 필자는 다른 접근을 원한다.
시대적 배경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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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s Mansion_The Great Gatsby_2013 | ||
개츠비의 옛사랑 데이지의 남편이자 거부, 개츠비류 신생부자를 경멸하는 전통적 부자,
톰 뷰캐넌 (Tom Buchanan)의 이스트 에그 저택. 위압적이다.부자들의 모습을 혁명적으로
사치스럽게 묘사. 폴로 경기 후 저택으로 들어서는 톰. from 위대한 개츠비 (2013)
시대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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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oadway_1920′ | ||
1920년대 신생 거대국 미국의 폭발적 성장기이자 인류사적 자본주의의 황금기이다.
– 포효의 20년대 – 미국 자본주의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폭발적 자본주의 성장의 시대,
Roaring Twenties로도 불린다. 엄격한 청교도적 가치가 자본주의 성장과 만나면서 겪게되는
미국의 딜레마는 금주령과 환락, 번영과 불안으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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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hibition_New York_1920’s | ||
– 금주령 (Prohibition)
법으로 주류판매를 아예 금지했던 기간이다. 청교도적 엄격함과 자본주의 쾌락의 상충.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밀주업자와 관료들의 결탁, 마피아의 엄청난 부의 축적이 가능했다.
– New Money vs Old Money.
월가의 은행가, 밀주업자 등 신생 부자와 대지주 등 전통적인 부자와의 서로에 대한 경멸과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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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 England | ||
– 뉴 잉글랜드 (New England) 의 지리적 배경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메인, 뉴햄프셔의 6개 주로 이루어졌으며, 뉴욕과 뉴저지도 문화적으로는 뉴잉글랜드에 포함. 그 명칭대로 영국계 이주민이 많이 살아온 곳이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號)를 타고 온 102명의 청교도가 현재 보스턴 남쪽에 상륙, 그곳에 플리머스 식민지를 형성한 것이 뉴잉글랜드의 기원. 신교도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청교도로, 풍속 ·습관 ·사회제도에 있어 근면 ·검소하고 도덕을 준수하는 생활을 하였다. 최초의 식민자가 교양 있는 중산계급으로, 하버드, 예일 , 브라운, MIT 외 아이비리그 등의 유명한 대학을 일찍부터 설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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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ll in Vermont | ||
뉴 잉글랜드는 영국계 이민자가 가장 많았다.
18세기 이후에는 영국계 이민자 문화를 중심으로, 이 지방 특유의 뉴잉글랜드 기질이 조성, 그 후 더 좋은 토지를 찾아 이주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뉴잉글랜드 기질은 전국에 전파, 오늘날에도 미국인에게 뉴잉글랜드는 마음의 고향으로 간직되고 있다.전통적인 영국 색채에 반듯한 청교도적 색채, 미국의 실용성을 합친 아이비리그 스타일의 아이비룩과 프레피룩은 아메리칸 스타일을 대표하는 메인 캐릭터들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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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ale_1920’s | ||
Yale_ 1925 / 아이비룩의 예
프레피룩과 아이비룩은 사실 대동소이하다. 프레피룩은 미국 동부 보수적 집안의, 대학 진학 전 프렙스쿨 스타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코티쉬, 아이리쉬, 영국, 북유럽권에서 유래된 페어아일, 아가일, 헤링본, 타탄체크, 스트라이프 등의 패턴. 보수적이면서도 나이에 맞는 생동감 넘치는 캐주얼 포멀룩.
황금기의 미국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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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Great Gatsby_1974 | ||
1974_위대한 개츠비_로버트 레드포드, 미아 패로우 (Robert Redford, Mia Farrow)
당시 미국의 호황과 맞물려, 새롭거나 전통적인 부자들은 유럽풍 귀족흉내가 유행하였다.
이민자 나라 미국의 컴플렉스 였다. 또한 20년대를 재즈시대 (Jazz Age) 라고도 한다.
재즈의 발달과 양키스의 베이브 루스 등장. 여유와 호황으로 인해 무절제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치렁치렁한 길이의 드레스에 아방가르드하고 호화로운 장신구와 머리에 딱 붙는 모자등
글래머러스한 복식이 유행하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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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appers_1920’s | ||
당시 패션이 화려하긴 했지만 보수성도 내재된 화려함 이었다. 여성의 치마는 길었다.
코코샤넬이 무릎위 스커트를 내놓기 전까지는. 여성에게 투표권과 정치참여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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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bert Redford_The Great Gatsby_1974 | ||
단정하게 빗은 머리, 반지와 타이 장식 등. 미국 황금기 부자의 룩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에는 핑크색 정장도 입고 등장하는데, 1920년대적 구현에 크게 힘쓰지는 않은 듯 하다.
남자에게 핑크, 더구나 머슬과 마초이즘 컴플렉스의 대표 미국에서는 지금도 수긍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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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Great Gatsby_1974 | ||
자신의 대저택 앞 롤스로이스에 선 개츠비.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된 브라운 스트라이프 수트.
대형 라펠에 엉덩이 하단까지 오는 재킷의 길이, 3단 잠금식의 전형인 팬츠. 1974년임에도
바지의 하단 룸이 넓지 않은 편이며, 과장된 어깨 라인도 전혀 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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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onardo DiCaprio_The Great Gatsby_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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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위대한 개츠비의 디카프리오. 아이보리 맞춤 정장으로 여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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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Great Gatsby_2013 | ||
넓은 피크 라펠 재킷, 스트링 모, 베스트. 맞춤정장 복식은 영국 색채가짙은 뉴 잉글랜드 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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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Great Gatsby_2013 | ||
폴로 경기 후 휴식을 취하는 톰.
비하인드 스토리. (2013년 위대한 개츠비)
☞ 톰의 대사중 ‘나는 폴로 선수로 불리우기 싫어’라고 무려 3회 반복한다.
여기에 숨은 스토리가 있는데, 1974년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원조’ 위대한 개츠비 영화 의상은, 폴로 브랜드로 유명한 랄프로렌이 담당했었다. 당시 랄프로렌은 넥타이 세일즈맨에서 시작,
원단 밥 먹은지 얼마 되지 않은 패션계의 신입생이었으나, 이 위대한 개츠비 영화의상은
두고두고 회자될만큼 빼어났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으며, 이후 랄프로렌의 평판은 더욱 상승했다.
원래 옥스포드 셔츠는 브룩스 브라더스, 폴로 셔츠는 라코스떼가 원조이나, 랄프로렌이 이 두가지 상품으로 메가히트를 치게 된 이후 원조 시비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버전의 위대한 개츠비 의상은 1860년대 설립된 브룩스 브라더스가 맡았다. 브룩스 브라더스와 랄프로렌이 공히 하이 소사이어티的 뉴 잉글랜드룩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두 브랜드의 성격은 매우 비슷하다고 할수 있다. 노골적으로 깎아내리는 의도의 대사 외에도 영화 의상의 많은 부분에서 브룩스 브라더스가 랄프로렌을 크게 의식하는 지점이 필자의 눈에는 매우 선명했다. 지금은 처지가 매우 달라졌으므로.
당신은 ‘왜 개츠비가 위대한가’ 하는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저자 피츠제럴드는 닉의 시선을 통해 개츠비를 ‘평생 동안 네다섯 번 밖에 볼 수 없는 미소를 보여준 사람’, 심지어 ‘다른 이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이야기 했다.
2살 연하의 연인에게 가난을 이유로 18세에 이별을 통보받고, 결혼하게 되는 젤다에게도 미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파혼을 통보받은 작가 피츠제랄드의 삶이, 그 아픔이 개츠비가 투영된 원천은 아니었을까? 꿈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좌절했던 저자 피츠제럴드의 삶이 닉의 시선에 투영된 개츠비에 대한 연민으로 발전한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그 ‘위대한’은 그의 순수하고 힘찬 영혼에 대한 저자 피츠제럴드의 찬사였겠지.
하지만 지금, 작가는 없고, 정해진 정답도 없다. 각자의 정답이 있을 뿐…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배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듯, 끝없이 과거 속으로 물러서면서.”
“So we beat on, boats against the currents, borne back ceaselessly into the 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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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4_The Great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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