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엔하위키 미러, (좌)이이언 (우)지이 | ||
[THE ARTIST 매거진 = 김인영]
‘일렉트로닉 음악’ 을 생각했을 때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는 클럽이나 파티 등의 밝고 시끄러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 보통의 일렉트로닉과는 다른 소리를 전하는 Mot 이라는 밴드가 있다. 보컬인 이이언과 기타를 담당하는 지이. 단 두 명으로 이루어진 밴드는 그 인원의 수가 무색할 만큼이나 풍부한 사운드를 가지고 귀를 매료시킨다. 흔히 듣던 현과 건반의 음이 아닌, 지직거리는 소리와 갈라지는 음정들. 흡사 불협화음과 같이 느껴지는 이 소리들은 여럿이 중첩되어 오히려 온전한 하나의 음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노래는 사랑을 노래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들이 노래하는 사랑은 우리가 알고있는 사랑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사랑을 할때의 아름다운 모습과 따뜻한 모습보단, 이별에 아파하고 혼자서 사랑에 보답받지 못하는 모습, 누군가를 증오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자조하는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파랗던 날들을 다섯개의 자루에 나눠 버리면서 느낀 망설임을 노래하고, 나를 아껴주는 당신이 아닌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 대해 노래한다.
하지만 이 노래는 결코 단념이나 체념만으로 이루어졌거나 끝없는 자기비하만으로 점철된 노래는 아니다. 이들의 노래는 늘 아름답고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려 안달하는 대중음악이라는 배경 속에서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모습을 숨기려하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불완전성을 보여주고 그 불완전성으로부터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끼도록 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들이 일렉트로닉이라는 기계적인 소리를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표현을 해낸다는 점에서 Mot의 노래는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만든다. 금속성의 차디 찬 소리들이 모여 그 무엇보다 진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봄이 왔다. 세상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치는 가운데 마치 나 혼자만 고인 물처럼 죽어간다는 느낌을 종종 받으며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해지는 때가 있다. 이때 Mot의 음악은 인간은 아름답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낯선 노래에서 익숙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노래 5곡>
1. Close –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몽환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상과 몽환적인 노래를 함께 듣다보면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 든다.
2. Cold blood – 지나간 사랑에 대한 회상으로 이루어진 노래. ‘왜 이제야 그 말을 하냐’ 고 말하던 웃는 입술과 손길이 깨어지는 추억이 되었다는 그 담담함이 슬프다.
3. 날개 –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높은 곳으로만 날았던, 끝을 알면서도 모른 척 나아가는 나의 혹은 누군가의 모습이 그려져 서글퍼진다.
4. 매일 그대와 – 들국화 리메이크 엘범에 들어간 곡이다. ‘매일 그대와’를 속삭이며 느껴지는 간절함과 그리움, 그리고 애틋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5. 서울은 흐림 – 한희정의 목소리와 이이언의 목소리가 더할 나위 없이 ‘ 흐림 ‘이라는 것을 표현해준다. 적당히 우울하고 깔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