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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adak

   
▲ 더스트백을 벗기면 나타나는 푸라닭 상자, 푸라닭 옥수점 공식 블로그에 기재된 사진

[디아티스트매거진=신소영] 프라다, 프라닭, 푸라닭.

닭마저도 프라다를 입었다. 그런데 나만 아직 프라다를 입지 못한 채 여기 앉아있다.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는 기분으로 ‘puradak’의 이름을 내건 치킨에 대해 파헤쳐보기로 결심했다. 한국 이름으로 직역해보자면 ‘푸라닭’. 이것은 치킨 브랜드의 이름이고 패션 브랜드 프라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패러디 작품(?)이다. 치킨의 명품을 주장하는 이 브랜드는 다른 여타 브랜드와는 차원이 다른 포장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닭을 한 마리 주문하면 우리는 곱게 포장된 검은 물체를 하나 받게 될 것이다. 검정 더스트백에 익숙하고도 심플한 삼각형 로고가 찍혀있고 그것을 벗겨 보스턴백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오픈하면 닭이 두툼한 튀김옷을 입은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콜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치킨을 집으려다 깜짝 놀라게 된다. 치킨 옆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서비스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껍질을 검게 코팅한 흑 란과 흰 무가 아닌 노란 무가 튀김옷을 입은 닭 옆에 나란히 세팅되어 있다. 검은 껍질을 가진 계란의 정체는 숯으로 코팅한 삶은 계란이었고, 흰 무 대신 배달되어 온 노란 무는 치자로 담가서 물을 들인 건강한 디저트였다.

하지만 센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이 알쏭달쏭한 조합을 보고 당황스러움과 함께 다른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바로 재치를 겸비한 신선함과 그리고 시각적인 만족이다. 우리는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닭에게서 풍겨 나오는 냄새와 아기자기한 디테일로 포장 된 선물을 눈으로 만끽하면서 입 안 한 입 가득 베어 문다. 그리고 씹으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거 왠지 모르게 신나잖아?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고작 치킨을 먹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사실 나는 아직도 이 닭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몇몇 사람들에게 확인해본 바로는 그냥 일반 치킨 맛이라 별로 특별하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패러디에 언제나 열광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기에 이 예쁜 선물을 사 먹을 확률이 높다. 다른 브랜드의 치킨은 정말 맛있는 치킨이 먹고 싶을 때 주문하면 되지만, puradak은 특별한 날을 위한 이벤트 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신선함이 2중으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에 파티용으로 제격이다. 그리고 의외로 치킨 종류가 다양해서 취향 따라 메뉴를 골라 주문할 수 있는 선택권도 주어진다.

그러니 한번쯤은 프라다 대신 프라닭 아니 푸라닭을 사 먹어보는 것도 나쁜 경험은 아닐 것이다.

   
▲ 푸라닭 치킨 브랜드 메뉴판, 푸라닭 옥수점 공식 블로그에 기재된 사진

나도 언젠가는 한강 둔치에 나와 맥주와 함께 puradak을 먹어볼 것이다.

검은 포장지를 벗겨 은박지 속에 담긴 닭과 삶은 계란과 치자 무를 안주 삼아 흰 거품이 피어오르는 맥주를 먹을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 위로 벚꽃까지 휘날리면 더욱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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