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윤여준] 한경우의 작품 속엔 친숙한 이미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미지를 표현한다. 인간은 사물을 인지할 때 경험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붉은 스트라이프 문양과 그것의 좌측 상단부에 위치한 별 문양을 보며 쉽게 미국의 국기, 성조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적 인지는 인간의 경험을 통하여 나타나게 되며 눈앞의 이미지를 알고 있는 대상으로 판단하도록 만든다. 한경우는 인간의 이와 같은 단편적인 시각적 인지에 대하여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About 한경우
![]() |
||
| ▲ 설치미술가 한경우 | ||
1979년 출생
시카고예술학교대학원 뉴미디어 석사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사
전시경력
2014년I MIND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2012년 Standard Disorder (살롱드에이치, 서울)
2011년 Red Cabinet (대안공간 루프, 서울)
2007년 Breathe in Between (Dead Tech, 시카고)
2006년 Displacement (LG Space, 시카고)
정지 화면은 실시간 화면이다.
![]() |
||
| ▲ 한경우 2005, live video installation, mix media, various demensions |
||
전시실에 들어가 마주한 모니터 속 화면은 평범한 화면 조정을 나타내는 컬러바이다. 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방을 연상케 하는 전시 작품 사이를 지나는 순간, 화면 속 컬러바가 정지 화면이 아닌 실시간으로 전시 공간을 상영하고 있는 영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하여 입체 공간이 모니터 속에서 정지된 컬러바로 보여지도록 만든 것이다. 평면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던 컬러바 속, 사람의 형상은 우리의 인식체계의 단순함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중절모를 보며 보아뱀이라고 말하는 우리, 비정상인가?
![]() |
||
| ▲ 한경우 2014, live video installation, mix media, various demensions |
||
전시 공간 속, 큰 화면에 나타난 이미지를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아뱀’을 연상한다. 하지만 화면 뒤에 놓인 중절모를 보는 순간 뒷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든다. 화면 속에 나타난 이미지는 중절모의 실루엣이다.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절모의 실루엣을 보고도, 한 번도 보지 못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를 떠올리는 사고의 과정에는 인간의 경험이 시각적 인식에 왜곡을 주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우리가 보는 것이 모두 절대적인 것일까?
![]() |
||
| ▲ 한경우 2009, wood, paint, wire, various demensions |
||
한경우의 작품을 본 많은 사람들은 ‘내가 보는 것이 절대적인 것인가에 대하여 의심해보게 되었다’ 고 한다. 눈앞의 작품에 대한 판단이 틀렸음을 느끼며, 자신의 인지 체계가 익숙한 것들에 의하여 선택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고 깨달은 것이다. 그의 작품 <Green House>역시 마치 물에 가구들이 떠있는 것 같지만, 작품에는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이 차 있는 것처럼 벽과 가구에 선을 맞춰 색을 칠하고, 가구에 약간의 변형을 주어 보는 이로 하여금 물에 침수된 방 속 떠있는 가구들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화면 속 컬러바를 보며, 화면 조정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중절모의 실루엣을 보며 보아뱀을 연상하는 것, 분할 된 공간 속 떠 있는 가구와 색상을 보며 물이 차있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처럼 인간이 과거의 인지를 굳게 믿고 그것으로 현상을 판단한 다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은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경우의 작품이 많은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던 이유는 그의 섬세하고 정확한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경우 공식 홈페이지: http://kyungwoohan.wix.com/kyungwooh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