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정] 권태, 그것은 하루하루 변해가는 생활 속에 질려갈 때 즈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정의이다. 따라가려 뜀박질하고 앞서가려 머리를 짚는다. 그렇게 앞만 보며 정신없이 가다가 한 참이 지나 뒤를 돌아볼 때, 우리는 ‘그 어떤 무엇인가’를 찾으려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가 찾는 그 무엇이란 소소하고 일상적이며 평소에는 그 존재감조차 미미하여 느끼지 못하지만, 정서를 이어주고 허전함을 채워주는 그러한 것이며 아무리 무의미해 보여도 그 본질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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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르조 모란디, <정물>, 1939, 캔버스에 유채, Museo Morandi, Bologna-Italy (V. 241),http://www.mmca.go.kr/ | ||
‘본질’이란 건 무엇일까. 과연 존재는 하는 것일까? 조르조 모란디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그림으로서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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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르조 모란디, <정물>, 1951, 캔버스에 유채, Museo Morandi, Bologna-Italy (V.783),http://www.mmca.go.kr/ | ||
그의 그림은 같은 물체들의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쉽게 질리고 바꿔버리는 현재의 우리에게 이런 모란디의 그림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같은 물체를 조금씩 다르게 반복하여 그린 그의 그림을 통해 조금이나마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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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르조 모란디, <정물>, 1951 캔버스에 유채, Museo Morandi, Bologna-Italy (V.788),http://www.mmca.go.kr/ | ||
지루한가? 흥미롭진 않은가. 최근에 유행했던 노래의 가사처럼. 같은 그림인 듯 같은 그림이 아닌 그의 그림들은 모두 실제 하는 그의 작업실 속 물체들이며 장면들이다. 시간이 흘러도 그의 작업실의 풍경은 변하는 것이 없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세상 역시 조금씩 증거를 남기며 느리게 흘러간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먼지처럼 말이다. 시간의 조각과도 같은 이런 먼지들이 그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다. 물체의 작은 그 어떠한 변화, 그리고 그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물체의 본질, 그것의 속성! 한 물체가 동시에 담고 있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모란디는 그렇게 몇 개의 물체를 반복해서 그리는 것을 통해 그가 생각한 ‘본질’에 대해 다가가고 있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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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르조 모란디, <정물>, 1941, 종이에 연필, Museo Morandi, Bologna-Italy (TP. 1941/5),http://www.mmca.go.kr/ | ||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우리 삶 속에서 문득 텅 빈 가슴을 인지했을 때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은 바로 우리가 지나쳤던 무수한 것들의 진짜 모습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