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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외로운 구멍은 어떻게 채우는 건가요?

[디아티스트 매거진=남은선] 누구나 살다 보면 외로워질 때가 있다. 마음이 빈 깡통이 된 것처럼 공허해진다. 그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하고 특별한 조언이 아니라 누군가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다. 그들은 존재 자체로 말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준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이런 위로를 건네줄 친구 조차 없다.

  영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는 고양이와 함께하며 외로움을 극복하는 인물들이 나온다.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는 느긋한 속도와 담백한 구성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현실의 사람들은 숨 고를 틈도 없이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각자가 극복해야 할 것들은 외로움이기도 하고 말 못할 상처이기도 하다. 감독은 이들에게 영화를 통해 삶의 짐을 잠시 내려 놓고 쉬어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나 보다. 

   

  과연 고양이만 곁에 있다면 세상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것인가?  

  주인공 사요코는 고양이 렌탈샵을 운영한다. 그녀는 매일 수레에 고양이들을 싣고 다니며 외친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고양이를 빌리기를 원하는 고객이 있다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의 기준은 그 사람이 정말 외로운 지와 진정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지이다. 고객의 집이 고양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방문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요코는 심사 합격 후, 고양이를 빌려줄 때 마다 이런 말을 꼭 전한다. 
  “이 녀석이 마음 속 외로운 구멍을 채워드릴 거예요.”
  영화를 보다 보면 단순히 ‘외로우면 고양이를 키우세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화면에 나오지 않은, 영화의 숨겨진 부분까지 본다면 위에서 말한 감독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요쿄의 고객들은 고양이에게서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고양이만 곁에 있다면 세상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것인가? 결국 외로움, 즉 수많은 감정과 상처를 감당하고 이겨내는 건 자기 자신의 몫인데 말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고양이와 지내며 어떻게 행복을 찾아갔을까.

  영화에는 고양이를 빌려가는 세 인물이 등장한다. 얼마 전 같이 살던 고양이를 하늘로 보낸 할머니, 오랜 기러기아빠 생활로 외로움이 일상이 된 남자, 수년간 혼자서 일하고 있는 렌터카 직원이 그들이다. 인물들이 고양이와 어떻게 지내면서 외로움을 이겨내는지에 대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고양이를 길러본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반려동물이 주는 치유의 힘을 당연히 알 것이라는 감독의 판단에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좋아해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나, 반려동물을 아예 좋아하지 않는 사람 (좋아하지 않으면 이 영화를 보려고 하지도 않았겠지만) 에게는 고양이와의 생활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영화의 빈틈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관객들은 인물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외로움을 이겨낸 것인지를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감독이 이런 것을 노렸다면… 할말이 없다)

  이런 상황에 놓여 헤매는 관객에게 팁을 한가지 주자면, 영화 속 사물들에 눈길을 두라는 것이다. 각 인물들의 마음 속 구멍이 그들의 주변 사물로 비유되며 관객들의 상상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푸딩, 양말, 도넛, 개미구멍이 그렇다.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양말을 오브제로 사용한 기러기 아빠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요코가 방문하기 전까지 남자는 자신의 양말에 구멍이 난 줄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챙겨주는 사람도, 챙겨줄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마음 속 구멍은 하나뿐인 딸이다. 딸이 성장하는 동안 함께하지 못한 데에 느끼는 결핍과, 사춘기를 지나며 딸이 점점 자신을 대하기 어려워함을 보며 받은 상처가 그를 너무나 외롭게 만들었다. 그가 신고 있던 양말의 구멍. 그것은 단순히 혼자 사는 남자의 부족함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겨버린 마음 속 구멍이지 않을까. 함께 지내던 고양이 마미코를 사요코에게 돌려보내야 하는 날, 영화는 그가 갖고 있던 구멍을 다시금 보여준다. 서툰 솜씨로 꿰맨 양말을 통해 그가 더 이상 마음 속 구멍을 키워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외로우면 고양을 키우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상처는 스스로 극복을 통해 완전한 치유로 이어진다고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

  등장인물들은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식으로 고양이와 함께 하기를 선택했다. 사요코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며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고양이와의 교감, 고양이를 빌려주는 사람과의 소통, 그리고 자신 과의 대화를 통해 각자의 행복을 주체적으로 찾아갔다. 이 영화는 외로우면 고양을 키우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상처는 스스로 극복을 통해 완전한 치유로 이어진다고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에 따라 그 과정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구체적인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여운을 제공한 셈이다. 멍해질 정도로 잔잔하고 따뜻해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각자의 외로움은 안녕한지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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