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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아그라 골목의 사원 | ||
섬뜩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내 바보스럽다고 스스로 책망하게 된다. 느긋해진 마음으로 숙소까지 길을 걷다가 유명한 칼리 여신의 신상을 마주하게 된다. 물론 칼리의 형상이 잔인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신상이 골목의 집과 이어진 작은 신전 안에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밤에 화장실을 나왔는데 어둠 속에 서 있는 칼리 여신을 마주하는 느낌은 어떨까? 인도인의 종교는 정말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아무리 신앙이라지만 저런 신상을 집 가까이에 둔다면 경외심에서라도 조금 꺼림칙하지 않을까? 하지만 어리석은 생각이다. 칼리는 시간, 변화, 죽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신으로 인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힌두교 여신들 중에 최고위의 우두머리이고, 파괴의 신이지만 힌두교에서 파괴는 탄생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힌두교도들에게는 십자가와 다를바 없는 것이다. 칼리를 숭배한다면 혀에는 피가 흐르고 한 손에 자른 목을 다른 한 손에 칼을 들고 있는 모습도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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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아그라 골목의 사원 | ||
종교적 관습은 인도 사회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인도에는 다양한 종교가 모여 있고, 그 중에 힌두교 신자는 다수를 이룬다. 다신교인 힌두교에는 수많은 신들이 존재하고, 힌두이즘은 모든 종교의 다양성을 포용한다. 힌두교의 다양한 신들은 각기 집단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신분과 소속을 대변하며 복잡한 인도 사회의 체계를 정리해준다. 지나는 길에 개인이나 작은 규모의 신전이 있으면 체면불구하고 들어가볼만 하다. 크나큰 사원보다 소박한 모습에서 생활 속 인도인의 종교관을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이방인이라고 하여 내쫓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