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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입은 옷

[THE ARTIST 매거진=현선영] 옷이 당신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몸을 가리는 수단? 입기 싫지만 입어야하는 유니폼이나 교복일수도 있겠죠. 반면에 자기만족을 주고 자신감을 주는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예술 작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죠. 옷 자체가 하나의 캔버스이고 혹은 조형물일 수도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옷은 그저 옷가게에 얌전히 걸려있으면 되고 돈을 지불하면 쇼핑백에 담겨 오는 하나의 소비품목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그렇다면 예술작품은? 액자 속에 들어가 비싼 몸값을 뽐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요. 그러나 요즘은 이런 생각을 과감히 뒤집어야 합니다. 경계를 허무는 것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니까요. 패션은 오늘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예술입니다.

   
▲ ©루이비통&쿠사마야요이 콜라보레이션

루이비통의 수장 마크제이콥스는 2006년 부터 ‘도트 여사’쿠사마야요이 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결국 2012년 둘의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되었습니다. 무엇이 마크제이콥스에게 그토록 간절히 도트를 원하게 한 것일까요? 바로 강렬하게 반복되는 물방울무늬의 영원성이 루이비통의 상징인 로고를 닮아서라고 합니다. 마크제이콥스는 폴카도트와의 만남을 통해, 패션이란 예술에 열등감을 느끼는 상업성만을 띈 물건이 아니라 또 다른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쿠사마야요이의 작품을 그대로 담아낸 옷과 신발 악세사리는 그의 의도를 잘 충족시킨 것 같습니다. 구두는 마치 노란 호박의 미니어쳐 같은 느낌마저 줍니다.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예술과 패션 두 영역의 협업이 도드라졌습니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인 ‘셀린느’는 예술작품과 만나 브랜드의 색깔을 바꾸어놓았습니다. 브랜드의 이미지변신을 시도한 것이지요. 사진작가 브라사이의 사진 속 그라피티를 옷에 담아내어 고요하던 셀린느의 분위기가 통통 튀는 유쾌함으로 변신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그라피티에서 볼 수 있는 자유로운 선을 옷에 표현했습니다.

‘프라다’는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디에고 리베라나의 벽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6명의 아티스트들의 그림을 옷의 한 면에 가득 메워‘걸어 다니는 예술품’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런웨이에서 고갱, 몬드리안등 예술가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패션은 예술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강렬한 색상, 과감한 구조, 섬세한 디테일을 접목시켜 유머와 감각을 추가하여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 © 유니클로&키스해링 콜라보레이션

위에서 명품브랜드들을 거론하다보니 역시 예술은 도도한 명품브랜드와만 만난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닙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유니클로’ 에서는 티셔츠에 뉴욕근대미술관의 소장 작품들을 녹여냈습니다. 키스해링, 앤디워홀 등 우리가 잘 알고, 동경하던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티셔츠에 프린팅으로 담아내어‘SPRZ NY’ 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뛰어난 아트 작품을 옷이나 아이템으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라는 목표를 담고 출시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뉴욕에 위치한 유니클로의 매장에 티셔츠를 액자처럼 걸어 놓는 등 시각적으로 고객에게 예술과의 콜라보레이션 이라는 점을 내세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 역시 아티스트 ’소피아 창‘ 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켜 이목을 끕니다. 아티스트의 일러스트를 반영하여 색다른 디자인의 매력 뿐 아니라 스포츠 제품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예술가의 감성이 전해집니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아티스트들과 디자이너가 만나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는 것이 아닐까요? 

매일 입는 옷이 이제는 예술이 되어가는 시대입니다. 둘의 만남을 ‘예술계가 점점 상업적이 되어간다’라는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패션상품을 구매하면서 아티스트의 작품을 느끼고 소유할 수 있다’ 는 만족감을 준다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술은 곳곳에서 우리에게 손 내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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