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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박수인]추상화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 포스터의 배경 그림은 김환기의 [풍경]이라는 그림입니다. 꼭 줄지어 선 단풍나무 숲 같지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제목이 ‘풍경’이 아니라 [자동차]라고 한다면 이 그림이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이 그림에서 노란색의 스포츠카를 보았다고 해도, 화려한 마력을 자랑하는 자동차의 스피드를 보았다고 해도 모두 맞는 말입니다. “이게 무슨 그림이야? 나도 그리겠다!”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고백 하나 하고 편지를 이어쓰려고 합니다., 사실 이 그림의 제목은 [풍경]도, [자동차]도 아닌 [무제 14-Ⅻ-71 #217]입니다.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거다. 꽃의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 보다. 막연한 추상일 뿐이다.
우리 나라 추상화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김환기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는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때, 꽃 잎과 암술 수술의 색 조합과 조화를 따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꽃 한송이만으로도 희망을 가지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꽃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 이지요. 아직도 추상화가 어려우신가요? 그렇다면 이 그림을 [내 친구]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오랜 친구. 이 앞에서 다른 친구 흉, 연인 흉,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불만, 비밀 다 좋습니다. 한참을 혼자 주절주절 하다보면 이 그림에서 나 자신을 보게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