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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와 테러방지법

이상오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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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이상오] 2008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는 히어로 영화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어린이를 겨냥한 밝은 색채의 영화가 아닌 철학을 담고 있는 진중한 히어로 영화였기 때문이다. 그 안을 들여다 볼 때 무척 많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주인공인 배트맨과 그의 조력자 중 하나였던 루시어스의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악을 저지하려 할 뿐”

 작중 조커는 끔찍한 살인범이자 테러리스트이다. 그는 배트맨이 몰락하길 바라고 그것을 위해서 고담시와 시민 전체를 테러의 대상으로 지목한다. 이에 배트맨은 조커를 잡아 그의 계획을 저지하려 하는데 이를 아주 위험한 방식으로 진행하려한다. 바로 고담시의 모든 휴대 전화에 접속하여 통화 내용을 감청하고 휴대 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이용해 도시 전체를 감시한다.(영화 내에서는 소나 센서와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기술을 보고 배트맨의 기술적 조력자 루시어스는 한 사람이 가지기에는 너무 큰 힘이라고 생각하며 배트맨의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배트맨은 루시어스를 믿고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감청과 감시를 루시어스에게 맡긴다. 물론 조커를 체포한 뒤에 모든 감청, 감시 시설을 파괴한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영화 안에서 감청, 감시 기술로 조커를 체포하고 감청, 감시라는 힘을 남용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영화에서처럼 큰 힘을 가졌을 때에도 악을 저지하고 정의롭게 남을 수 있을까?

기게스의 반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책 <국가>에는 목동 기게스에 관한 일화가 실려 있다. 평범한 목동인 기게스는 어느 날 반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반지는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반지였다.(이는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되었다고도 알려져 있다.) 막대한 힘을 얻은 기게스는 왕비와 잠자리를 가지고 왕을 살해하여 왕위에 오르게 된다.

 우리는 종종 위와 같은 공상에 빠지곤 한다. ‘만약 내가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필자가 자주 들었던 답은 ‘여탕을 몰래 들어가 본다.’, ‘은행을 턴다.’와 같이 다소 비윤리적인 것들 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평범한 인간이 큰 힘을 가졌을 때 도덕적으로 타락하기 쉽다는 결론을 가지게 되었다.

 플라톤 역시 인간이 큰 힘을 가지게 될 때 쉽게 악으로 빠질 수 있는 것, 즉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Exousia)를 가지게 될 때 타락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플라톤은 우리가 가진 영혼이 다양한 유혹에서 벗어나 우리를 정의로운 방향으로 이끌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이상을 말하는 것이지 현실이 아니다. 그리고 현실이 되기에도 쉽지 않다.

테러방지법

 2016년 2월 말의 모든 관심은 국회에 집중되어있다. 새누리당에서 입법시키려하는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매일 신기록을 갱신하며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을 애써 막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법안에서의 용어들이 확대해석이 가능할 정도로 모호하고 ‘국가정보원’이 테러방지의 주축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즉, ‘국가정보원’의 권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위에서 기게스의 반지 예를 들었듯, 인간에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을 때, 그 인간은 윤리적으로 타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다크 나이스>의 루시어스처럼 도덕적인 인간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는 거시적으로 봤을 때 정치적 세력 혹은 국가 기관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이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권한을 하나의 기관에 집중시킨다는 것은 어쩌면 한 인간에게 기게스의 반지를 주는 것과 다름없는 일일 수 있을 것이다.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는 현재 진행형이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엄청나게 불어난 상태이다. 이는 무척 좋은 사실 몇 가지를 발견하게 했다. 생각보다 괜찮고 똑똑한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고 또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고 많은 이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테러방지법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쟁점이 오고 가는 문제이니 만큼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현 사안을 곱씹어 보는 것이 무척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힘을 가진 인간은 도덕적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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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오
dltkddh3@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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