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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시

[디아티스트매거진=김정아]

2015.11.20~2016.2.14 / 부에노스아이레스 레꼴레타 문화센터

   
▲ 《텅 빈 충만: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 전시 전경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와 주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원장 이종률)은 11월 20일(금)부터 내년 2016년 2월 14일(일)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은 단순하면서도 한국의 정신성이 명료하게 드러나는 “단색조 회화”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수한 한국의 문화예술을 재외 한국문화원 거점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2015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개막식 이후 개최된 컨퍼런스에서는 김춘수(서양화가, 서울대 교수)의 시연에 이어 알리시아 데 아르테아가의 사회로 ‘한국의 단색조 회화의 역사와 그 배경’에 대한 강좌가 진행되었다. 1시간 반 이상 열띤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한국의 단색조 회화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회화로서 이제는 세계 속에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텅 빈 충만: 한국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에는 지난해 전시를 보다 정선하여 이미 한국의 단색조 회화의 선봉에 서있는 작고, 원로작가들을 이어 단색조회화 운동의 중심세력이 되어 한국미술의 새로운 전형으로 단색조 회화를 가다듬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한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과 정신에 모더니티를 부여하여 새로운 한국미래문화의 전통적 토대를 세워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색회화의 특징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성한 최명영, 김택상, 문범, 민병헌, 박기원 외에 고 이승조, 서승원, 천광엽, 김춘수, 제여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권대섭, 김익영, 문평, 이강효, 이기조 5인의 달 항아리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한국 고유의 자연관과 물질관에 바탕을 둔 현대미술을 해외 무대에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텅 빈 충만: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은 한국문화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달 항아리와 단색조 회화를 선보임으로써, 물질적인 비워냄을 통해 충만한 정신세계를 담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미적 특징과 조선시대 선비정신을 잇는 환원주의적 태도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 보편적인 서구 미술의 경향인 미니멀리즘과 괘를 같이하지만 한국미술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고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는 외형적으로 서양의 미니멀 한 회화나 조각과 유사하지만, 내용면에서 비우면 작아지고, 작아지면 덜 채우고, 덜 채우기에 가벼워지고, 가벼워지면 충만해진다는 동양적인 생각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즉, 동시대 서구미술의 경향과 외형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이념적이나 미학적으로 분명한 차이를 갖는 것이다. 단색화가 여타의 미니멀한 유형의 회화와 같은 듯 다른 이유는 서구의 ‘미니멀 아트’는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채 작업하는 ‘결과의 예술’이고, 일본의 현대회화 ‘모노하(物派)’는 물질과 인간의 관계에 집중하는 ‘관계의 예술’이었던 반면에 한국의 단색화는 끊임없이 반복해 작업하는 ‘과정의 예술’로 스스로를 닦고 비움으로써 채우는 선비의 자기수행과도 같은 그 정신과 행위 때문이다.

전시를 기획한 정준모 큐레이터·미술비평가는 움직이지 않되 움직이고 보는 사람에 따라 모양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달항아리’를 단색화에 비유했다. 그는 보는 순간의 시간의 절단면을 경험할 수 있는 달항아리처럼 한국의 단색화도 시간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하며, 이 비어있는 달항아리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는 그것을 빚은 도공의 몫이 아니라 보는 이의 몫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색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단색화 해석의 주인은 관람자 당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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