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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로생심 見爐生心, 화끈하게 : 보이는 난로, 아름다운 기능

   
▲ Mania+sm2015 Fireplace table (Bold masculine machinist) 김홍용 作

굳이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 공예가 조각예술이나 설치미술과 다른 점을 따져 본다면 무엇보다 사람들 – 감상자 혹은 사용자 – 과 좀더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예술적 체험이라는 관점으로 한정한다면 다른 순수예술 작품 역시 마찬가지 겠지만 작자의 창작 과정에서 부터 좀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경험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배려가 오브제로 실체화된 결과물에 고스란이 담기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작가가 임의의 인물들에게 손을 건내는 어떤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 Ethyl alcohol stove 전용일, 박주형 作

화로라는 오브제는 그 기호적 특성 조차도 시공을 초월하는 이미지를 발산한다. 지금 이 시대에는 어쩌면 값비싼 인테리어 소품 이상의 역할 밖에 맡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 버릴 수 있지만, 어찌되었든 인간인 이상 화로가 전하는 온기의 이미지는 단순히 오브제의 의미를 넘어선다. 화로의 온기가 감싸는 공간은 내밀한 편안함과 안도감을 준다. 보일러나 중앙 냉난방시스템 따위가 주는 온화함과는 다른 무엇이다. 그리고 그 온기를 담는 그릇으로써 화로는 그것을 쓰는 행위 자체로 사람과 어떤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장작이나 석탄, 알콜과 같이 연료에 따라 저마다 다른 독특한 경험을 갖도록 하고 용기의 미학적 면모도 이러한 경험과 유기적으로 융합된다.

   
▲ A winter journey 김재윤 作

대학과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9명의 금속공예가의 이 전시는 이러한 온기를 담는 용기인 화로를 통해 오브제와 사람의 관계에 대한 미학적 시도를 선보인다.
공예작품을 생각 했을때 두가지 범주의 요소가 유기적으로 구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먼저 물성 측면에서 오브제의 구조적인 아름다움, 그것을 구성하는 소재의 다채로움, 또 이번 전시 처럼 온기를 방사하는 불과의 융합이 있을 것이고, 두번째 범주로는 흔히 ‘장인정신’의 미덕과 관련된 것이다. 이를테면 오브제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한 구조적 한계를 미학적 참신함으로 해석하는 노력과 재능이 있고, 사용자의 실제적 편의성과 함께 신선한 심미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 공예가들의 작품이 조금 더 아름답고 더 가까우며 화로와 같은 따스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면 지나친 칭찬일까.

   
▲ Drip_700 고경선 作

각 작품들은 실제로 보았을 때, 정지된 사진에서는 찾기 어려운 매력을 내뿜는다. 불길의 움직임과 온기는 당연하지만 오브제로써 공간의 일부를 점유하는 양감, 소재의 텍스쳐와 그 어울림으로 전해지는 독특한 촉감은 실제로 만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매력이다. 마치 사진이 아닌 실제 에펠탑 아래에 섰을때 느끼는 생경함 처럼 말이다. 
방문한다면 안내자에게 부탁해 불을 밝혀보고 또 각 화로의 독특한 기믹 요소를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경험을 장담한다.

   
▲ Volcano 공주석 作

서울 학동역 인근 갤러리 로얄에서 11월 29일까지 전시된다.

문의 02-514-1248 관람시간 평일 11am~7pm 토요일 11am~5pm 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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