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삼성동 코엑스 A,B 홀 전시장에서는 2015년 10월 7일 수요일부터, 10월 11일 일요일까지 5일 동안 제 14회 한국 국제 아트 페어(The 14th Korea International Art Fair)가 개최되었다.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동안 전시한다는 이유로 이전까지는 방문이 쉽지가 않았었기에 기대감은 더 컸었다. 또,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 관계자나 재벌, 혹은 타 갤러리 관장이나 콜렉터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파는 것’이 목적인 만큼 그 환경과 분위기가 전시장과는 얼마나 다른지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이번 KIAF에는, 미술 시장에서 현존하는 현대 미술 작가들 중 가장 가격이 비싼 축에 속한다는 YBA 작가들이나, 파블로 피카소나 살바도르 달리와 같이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포함되어있다는 점이 더욱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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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RTIST MAGAZINE | ||
하지만 미술관에서 열리는 일반적인 전시회만 다녔던 나머지, 200여 개의 갤러리와 4000여 점의 작품의 규모를 차마 가늠하지 못했던 나는 홀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크기와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많은 부스들, 그 내부에 다 같아보이는 그림들에 기가 눌려 어디서부터 어떻게 관람을 해야하는지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보고 오고자 다짐했던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이 어디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으며, 안내해주는 시스템도 없이 유명 작가의 그림과 신인 작가의 그림들이 뒤섞여있었다. 도슨트 프로그램도 일일이 신청해야만 들을 수 있었으며, 그마저도 몇 개의 파트로 나눠서 진행할 만큼 아트 페어의 규모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그 분위기를 느낀다는 마음으로 찬찬히 둘러보자 생각보다 익숙한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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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RTIST MAGAZINE | ||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었는데, 마침 관계자가 뒤에서 구매자로 보이는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엿들을 수 있었다. 50 점 한정으로 제작된 판화인데다가, 다이아몬드를 재료로 사용하여 수천만 원을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아트 페어가 시작함과 동시에 팔려 저렇게 붉은 스티거가 붙게 되었다는 말을 듣자 그 위압감에 입이 떡 벌어졌다. 그 외에도 국제 갤러리의 부스에는 타 부스와는 차별화되는 붉은색 벽 위에 올 겨울 전시를 앞둔 트레이시 에민의 드로잉들을 대거 전시해놓아 눈을 떼지 못하게 하였다. 메인 스폰서인 현대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부스에는 무라카미 다카시나 쿠사마 야요이, 코헤이 나와 등의 현대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을 내놓았는데, 무려 100만 달러라는 가격을 명시해놓은 것을 보고 또 한번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예술 작품들의 가치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현장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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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RTIST MAGAZINE | ||
하지만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부스들이 있는가 하면,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에는 피카소나 앙리 마티스, 키스 해링의 그림들이 이 곳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할 것과 같은 분위기를 내뿜는 곳도 있었다. 이 외에도 국내 작가들로는 단색화 작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와 같이 아트 페어는 알고 볼수록 재미있는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사실상 아트 페어의 대부분은 유명한 해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보다는 국내 신인 작가들의 것으로 이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만 기억에 남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미술관이 아닌, 미술 시장을 직접 둘러보는 것의 의의는 오히려 눈에 띄는 신인 작가들을 봐두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한국에서 보기 힘든 작품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몇 년 후에 다시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또 다른 시각으로 아트 페어를 즐길 수 있길 바라며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