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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올래?] ‘토닥토닥’ 나를 위로해줄 우리들의 아저씨

Dustin Kim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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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작업실에놀러올래?=디아티스트매거진] 바로가기:http://storyball.daum.net/episode/15198
 

   
ⓒ박진성, 괜찮다괜찮다, 20x20x6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3

” 괜찮다 괜찮다
    너만 힘든 게 아니야 “

왠지 모르게 낯이 익은 모습 마치 우리 주위에 있을 것만 같은 순박하고 착한 아저씨 조각상 그 모습과 표정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마음까지 위로해주는것 같다.
 
보고 있으면 왠지 “괜찮다 괜찮다” 하며 토닥토닥 쓰담쓰담 나를 다독여줄 것만 같은 ‘아저씨’를 조각한 박진성 작가를 디아티스트매거진에서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조각가 박진성이라고 합니다^^

[‘아저씨’는?]
 

‘아저씨’는 간단하게 보면 현대인의 자화상입니다. 

저도 수많은 현대인 중에 한 명이고요. 제 작품 안에 등장하는 ‘아저씨’들은 아이의 형상에 주름과 수염을 달고 감정을 숨기며 애써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술 마시고 담배도 태우고 노래도 부르며 취해서 쓰러져 있기도 하고.. 어릴 적에는 누구나 힘들면 힘들다 아프면 아프다고 바로바로 표현할 수 있었죠. 
 
하지만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상처는 익숙해지고 순수했던 눈물은 허탈한 웃음이 되어버리며 솔직한 감정의 표현이 철없음의 상징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소위 눈물에 대한 갈증이 있는 세대가 되어버린 거죠. 그래서 아이의 형상에 세월의 상징인 ‘주름’과 ‘수염’을 넣어서 저만의 ‘아저씨’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박진성, 나의노래, 20x30x6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2
   
ⓒ박진성, 별이 빛나는밤에, 25x25x8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2

” 눈물 한 방울에 담은 진심, 아저씨 “

모든 작품에 공통적으로 ‘눈물’을 넣습니다. 참아왔던 솔직한 감정 표현의 상징으로..
 
정말 순수한 감정의 표현, 거짓 없는 표현을 저는 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칫 보면 귀여워 보이고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는 제 작업을 관람객들이 공감해주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줄 수 있는 매개체는 마지막에 한 방울의 눈물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한 방울로 저도 진심을 보여줄 수 있고 관객도 진심으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거죠. 이젠 맘대로 울 수조차 없는 현실에서 쌓인 응어리를 제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저씨 조각의 시작과 계기]

“아이 같은 어른
나와 당신
우리 모두의 이야기”

   
ⓒ박진성, 상처 투성이, 20x20x6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2
   
ⓒ박진성, 상처 투성이, 30x30x6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2

앞에서 얘기했듯 한 살 두 살 먹어가며 저도 감정을 숨기고 참고 살아가며 어른인 척 모든 일에 의연하려 노력하며 지내왔어요. 그러다 대학원을 끝낼 때쯤 힘든 일이 찾아왔습니다. 

남들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저한테는 크게 힘든 일로 찾아오더라고요. 그때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편하게만 살아왔고 누구 하나한테 상처라는 걸 받아본 적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그땐 나 자신이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지..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집 밖에서 떠돌아다니다가 어디 말할 곳도 없고..
 
결국 집에 들어가서 가족을 보는 순간 저절로 눈물이 터졌습니다. 펑펑 울다 보니 모든 응어리가 없어지더라고요. 아무튼 그날은 몇몇 일을 끙끙대다 오래간만에 푹 잔날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힘든 걸 힘들다 얘기하는 걸 치부라 생각하지 않고 솔직히 표현했을 때 진짜 감정의 응어리가 풀린다는 걸요. 거짓으로 포장된 어른스러움은 잠시 내려놓고 한 번쯤은 자기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걸 말이에요. 
 
그래서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아이 같은 어른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 아저씨 캐릭터 안에 ‘나’의 이야기일수도 ‘당신’의 이야기일수도 있는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눈물을 더해 “당신도 힘들면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뭐라도 좋으니 솔직히 표현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작업 과정이라 할 수 있겠네요.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작가의 길]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림과 관련된 기억 중 하나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과학만화에 실려 있는 공룡 사진을 보며 그려주신 그림이 기억납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그려 주신 그림을 보며 생각한 건 “우와! 아버지보다 더 잘 그려봐야지!”였어요.
 
그리고 초중생 시절에도 수업시간에도 항상 공부는 뒷전이고 선생님 눈을 피해 낙서를 하곤 했죠. 공책을 새로 사면 필기는 하나도 없고 그림들만 쌓여있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들어서 그림뿐 아니라 ‘흙’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표현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고, 내 생각을 입체로 표현해보면서 그때부터 조각이란 걸 시작한 것 같아요. 미술대학에 진학을 하게 되고 “조금 더 조금 더..”라는 생각이 지금의 직업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박진성, 전하지못한말, 30x30x65,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5
   
ⓒ박진성, 별이 빛나는밤에, 30x40x4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5
   
ⓒ박진성, 별이 빛나는밤에, 30x40x4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5

처음 제 작품 보고 눈물을 흘려주신 분이 기억납니다. 너무 펑펑 우시길래 저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괜찮으시냐고 걱정하며 휴지를 가져다주는 거 뿐이었죠.
 
그런데 그때 그분이 한참을 우시고 나서 저에게 분명 “고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왜 펑펑 우시고 나서 고맙다고 했을까요.. 처음에 제가 작업을 시작한 계기가 떠오르더라고요.
 
모든 짐을 잠시 내려놓고 펑펑 울고 나면 너무나도 후련해진다는걸..  별다른 대화는 없었지만 작품이란 걸 통해 처음 본 사람과 마음을 나누었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이때 생각했죠. 

“아, ‘나’ 만 힘든 게 아니구나.”

[독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작품]

“괜찮다 괜찮다, 2013년 作”

   
ⓒ박진성, 괜찮다괜찮다, 30x30x8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2012
   
ⓒ박진성, 괜찮다괜찮다, 30x30x8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2012
   
ⓒ박진성, 괜찮다괜찮다, 30x50x80, 합성수지에아크릴채색, 2013

내가 나를 안고 있는 작품입니다. 내가 나에게 괜찮다며 위로를 해주고 있는 형상인데 컬러 색감의 울고 있는 나를 흑백 색감의 또 다른 자신이 위로해주고 있습니다. 괜찮다고 아무 일 아니라고..
 
이 작품은 그 당시의 저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거 같아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인 탓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에 없던 말도 많이 하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기가 일쑤여서 대부분의 관계를 단절하며 몇 년간 작업실에서만 지냈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나왔던 작품 중 하나인데 이 작품을 특히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심정 이해한다고.. 자기도 마찬가지라며.. 그래서 용기가 났습니다. 작업실을 나와 다시 사람들을 활발히 만나게 되었고 지금은 ‘괜찮다 괜찮다’ 시리즈가 제 대표 시리즈 중 하나가 되었지요.

[삶에 영감 주는 것 들]

‘사람’입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상처도 받았지만 지금도 제작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역시나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 ‘관계’에 대한 표현을 작품에 직접적으론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제 감정을 담아낸 혼자인 아저씨(저)를 만들죠. 근데 그 아저씨에 ‘공감’ 해주시는 분들과는 암묵적인 관계가 저절로 형성되더라고요. 이렇듯 제 작업과정은 제 자신의 치유 과정이자 사람과의 관계 형성 과정입니다.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을 새롭게 만날지 항상 기대되는 게 사실이고요. 그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화를 통해 제 삶에선 느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되고 이러한 과정 안에서 많은 영감이 떠오릅니다.

[작가의 일상]

음악 듣는 걸 좋아합니다. 특히 아이슬란드 밴드인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음악을 자주 듣곤 하는데 이 밴드의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작품 구상하는걸 좋아합니다.
 
또 라디오 듣는 걸 좋아해요. 작업실에 라디오를 항상 틀어놓고 다른 사람들의 사연들을 듣다 보면 제 작품에 담아내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사실 작품생활 자체가 저에게는 취미이자 직업이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에 특별히 관심은 없는 편입니다.
 
전업작가로 생활하다 보니 보통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업실에 꼭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특별히 바쁜 작업이 없을 때도 작업실에서 쉬는 걸 좋아하고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내는데 요즘은 저녁에 주변 작가들이나 선후배들을 만나 술 한잔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해요.

[작가 박진성의 바람]

현실에 지쳐가고 감정이 메말라 가고 있는 모든 어른들에게 제작품을 통해 힘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지금처럼 쭉 행복하게 작가 생활을 이어 나가는 게 소망이고요.
 
물론 힘든 일도 많이 생길 테지요. 하지만 한 살 두 살 더 먹어가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연륜이 생기지 않을까요?

   
 
   
 

[박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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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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