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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치 여행작가인 한선영이 걷기 좋은 길이 있는 절집을 찾아 걷고, 헤매고, 생각한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었다.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3년 동안 전국의 절집을 구석구석 찾아 헤매고, 그 중 길이 고운 절집 24곳을 추려 책에 담았다. 사람치, 마음치인 저자는 사람에 지치고, 마음이 힘들 때면 절집을 찾는다며, 이 책을 통해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만나는 시간을 이야기한다.
같은 절집을 몇 번씩 찾아 밤을 새우고 했던 저자의 열정은 국내 최초로 촬영한 내소사 꽃살문 그림자의 사진에서 절정을 이룬다. 모두가 바깥의 꽃살문에 치중할 때, 안쪽의 그림자에까지 눈을 돌린 저자는 ‘꽃살문으로 장엄한 반야용선’의 의미를 꽃살문의 꽃 그림자 사진으로 정확하게 짚어내었다. 또한 저자는 운주사의 별 사진을 통해 운주사의 신비로운 매력을 한껏 보여주기도 한다.
스스로를 ‘길치면서 대책없이 긍정적’이라고 하는 저자는 가끔씩 길을 잃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길치여서 더 많이 헤매고,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길은 잃더라도 내 자신을 잃지만 않는다면, 길은 어디로든 이어진다”는 저자의 말은 마음의 길을 찾는 이들에게 작지만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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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걷기 시작한 길도 한참을 걷다 보면 걷는 일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마음속 짐을 내려놓겠다고 생각했다가 짐을 들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단순해지면 이런저런 감정에 막혀 가려져있던 내 마음의 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시간, <길이 고운 절집>을 찾아가는 이유다. (머릿말 중에서)
머릿속에 잡념이 가득하니 마시는 차 한 잔에도 번뇌의 가지가 무성하다. 잡스러운 내 마음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다가 결국은 번뇌 가득한 마음 한 잔을 훌쩍 마셔버렸다. 마음이 흔들리면 어쩌나 하고 조바심을 내다가, 차 한 잔에 담긴 마음을 아예 마셔버리니 차라리 후련하다. (안동 봉서사)
우리는 대개 꽃살문의 아름다움만 보고 스쳐간다. 하지만 신통한 목수와 관음조가 진정 원했던 것은 꽃살문을 통해 반야용선을 타고 극락에 이르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부안 내소사)

